유진과 유진: 이금이 작가 대표작, 상처를 모아 지은 날개의 이야기



이금이 작가가 직접 “나의 대표작”이라 말하는 소설이 있다. 2004년 처음 출간된 『유진과 유진』이다. 한국에 ‘청소년소설’이라는 장르 개념이 정립되기도 전에 쓰인 이 작품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서점 청소년 코너에서 꾸준히 팔리고 있다. 아동 성폭력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읽고 나면 “슬프고 무서우면서도 달콤하게” 희망을 품게 되는 소설. 그것이 『유진과 유진』이다.

유진과 유진
유진과 유진

책 소개

새 학년 첫날, 광희여자중학교 2학년 교실에 ‘이유진’이라는 이름이 두 명 있다. 키가 더 큰 유진은 ‘큰유진’, 작은 유진은 ‘작은유진’으로 불리게 된다. 큰유진은 작은유진이 유치원 동창임을 기억하고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그런데 작은유진의 반응이 이상하다. 유치원 기억이 전혀 없다. 큰유진을 오늘 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한다.

이 어긋남에서 소설이 시작된다. 두 유진은 유치원 시절 같은 사건의 피해자였다. 유치원 원장에 의한 성추행이었다. 큰유진은 부모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그 기억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성장했다. 반면 작은유진은 그 기억 자체를 해리성 망각으로 지워버린 채 살아왔다. 같은 상처를 입은 두 아이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소설은 두 유진이 서로를 ‘또 다른 나’로 알아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묻혀 있던 기억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작은유진은 오랫동안 외면해온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엄마와의 관계, 자신의 상처, 그 모든 것을 천천히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두 유진, 같은 상처 다른 삶

큰유진 — 밝고 활달하다. 유치원 사건 당시 부모가 곁에서 끝까지 함께해줬고, 그 사랑 덕분에 상처를 안고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작은유진의 기억 공백을 처음에는 의아하게 여기지만, 점점 그 공백 뒤에 무엇이 있는지 감지한다. 큰유진의 시선은 이 소설에서 독자의 시선이기도 하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것들을 큰유진이 먼저 본다.

작은유진 — 겉으로는 평범한 중학생이다. 그러나 어떤 감각이 특정 장면과 만날 때, 설명할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이 밀려온다. 유치원 시절의 기억은 해리성 망각으로 사라졌지만,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인형 목을 조르던 유치원 시절의 자신, 오래된 기억의 파편들이 하나씩 떠오르면서 작은유진은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소설 내내 작은유진이 걸어가는 여정은 독자의 심장을 조인다.

윤소라 — 큰유진의 절친이자 작가 지망생이다. 엉뚱한 상상력으로 종종 이야기를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지만, 두 유진의 이야기가 무거워질 때마다 소라의 유머가 숨구멍을 만들어준다. 이 소설이 무겁기만 하지 않은 이유의 절반은 소라 덕분이다.

유진과 유진

이 소설이 오늘도 유효한 이유

2004년 출간 당시 이 소설은 충격적이었다. 아동 성폭력을 청소년소설이 정면으로 다룬다는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금이는 피해자의 고통을 전시하거나 가해자에 대한 분노를 선동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소설은 끝까지 피해 아이들의 내면에 머문다. 그들이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잊고, 어떻게 다시 자신과 화해하는지를 조용하고 정밀하게 따라간다.

20년이 지난 지금, 이 소설의 핵심 메시지는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 “네 잘못이 아니야.” 성폭력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시선이 여전한 세상에서, 이 소설은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그 반대편에 서 있다. 상처는 잘못이 아니다. 잊는 것도, 기억하는 것도, 분노하는 것도, 모두 그 아이의 방식이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이 소설이 결코 어둡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 유진이 서로를 ‘또 다른 나’로 인식하며 “상처를 모아 지은 날개”로 날아오르기를 다짐하는 결말은, 무겁고 힘든 독서 여정의 끝에서 독자에게 예상치 못한 따뜻함을 안긴다.

뮤지컬로 재탄생

『유진과 유진』은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무대에 올랐다. 소설 속 두 유진의 이야기가 음악과 무대 위에서 또 다른 감동을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뮤지컬 공연 이력은 이 소설이 단순한 청소년 독서 권장 도서를 넘어, 폭넓은 문화 콘텐츠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준다.

# 출처 : THE MUSICAL (https://www.youtube.com/@magazinethemusical)

이런 독자에게 추천한다

중학생 이상의 청소년 독자에게 1순위로 권한다. 그러나 이 소설의 진짜 독자는 어른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비슷한 경험을 가진 독자에게 이 소설은 오랫동안 말하지 못했던 것을 대신 말해주는 목소리가 된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아이의 상처를 어떻게 함께 안아줄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이금이 작가 공식 홈페이지(https://leegeumyi.com)에서 작가의 더 많은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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